북이와 초록이

작성자
admin
작성일
2017-06-22 16:52
조회
2213
초등학생 초록이와 상담을 하는데 '북이'와 '꼬부'를 데리고 갔다.
우리 집에 같이 사는 '북이' 와 '꼬부'라는 미니 거북이다.
요녀석들 덕분에 우리집 늦잠꾸러기는 아침 마다 벌떡벌떡 일어난다.
(늦잠꾸러기 할 일이 밥주기 이기 때문이다.)
밥을 준다는것이- 무엇을 준다는 것-의 행복을 배우는 아이를 보며 나도
아침이면 한참을 요녀석을 앞에 쭈구리고 앉아서 아침 바람을 맞는다.

'내 맘 알아주세요'라고 어른들에게 기대 할 수 없어하는 초록이는 한참을 북이와 놀다가,
북이를 물끄러미 보며 말한다.
"얘 기분은 불행 할 꺼예요.
얘가 원하는건 주인한테 자기 얘기를 하는건데 주인은 말이 안 통하니까
그건 안 되니까 얘는 그냥 불행한 거죠."
나는 11살에 소통하는 것을 이렇게 경험하고 있는 초록이의 간식먹고 안 씻어 끈적하고 뽀얀 손을 말없이 잡았다.
손으로 느껴지는 체온이 포근하다.
초록이는 잡지 않은 다른 한 쪽 손으로는 북이 등을 살짝 쓰다듬듯이 만지며, 멋 적듯 씩- 웃는다.
헤어질 시간에 초록이와 바라본 창가에는 크고 푸르른 나무가 바람에 춤추고 있었다.

아이를 만날 때,아이도 어른처럼 속을 보이는 것이 어렵다.
대게 내가 맘 부리는 만큼 먼 길 돌아가야한다.
가감이 없다. 정직하고 순수하다.

오늘은 장에가서 거북이가 좋아한다는 마른새우를 사야겠다.
마치 "새우가 먹고싶어!' 라고 나에게 말하는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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